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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가톨릭신문 2019121, 가와무라 신조(예수회) 신부 칼럼

 

신앙이 인도하는 한일 공통역사인식

 

11월 초 한국에 다녀왔다. 서울 남부 수원에 있는 가톨릭신학대학에서 동아시아복음화연구원이 주최한 심포지엄에 초대되었다. 의의깊고 흥미로운 모임이었는데, 최근의 한일관계를 생각하면 출발하기 전까지 왠지 마음이 무거웠던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다. 이번으로 6번째 방한

 

 방문한 수원은 역사적 가치가 높은 아름다운 성벽이 남아있는 도시로, 서울에서 차로 1시간 정도 거리에 있다. 여기에서는 18세기말 가톨릭신자들이 급증하면서, 결과적으로 많은 순교의 역사가 각인되어 있는 곳이다. 현재의 수원교구는 1960년대에 서울교구로부터 독립했고, 신학대학도 1983년에 개교했는데, 순교의 역사와 함께 그리스도교의 전통을 깊이 간직한 혼의 고향이다. 신학생 수만 200명 이상이라고 하니 일본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심포지엄 기간, 대학관계자나 현지의 사제들로부터 따뜻한 환대를 받고, 현재의 한일관계가 완전 별세계 얘기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점점 친해져 가면서 본심을 들어볼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와, 일본에서 지금 한국에 대해 이야기되고 있는 내용을 솔직하게 전했다. 한국 가톨릭신자들이 일본에 대해서 어떠한 감정을 갖고 있는지 궁금해 하면서

 

 나는 역사학 연구자로서 현대정치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국제정세와는 거리가 멀고, 저널리스트와 같이 양국간의 정치경제에 대해서 말할 수는 없다. 그래서 양국간의 현재의 감정, 현황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은 하지 않겠다. 다만 애석한 것은, 한국 가톨릭신자들 중에 친일적이라고 자부하는 사람들이 최근 일본인 친구와 거리가 멀어졌다고 개탄하는 사실을 들어 알게 되었다. 일본에서는 상당히 부정적으로 언급되고 있는 현직대통령이 열심한 가톨릭신자이고, 많은 신자들이 정부의 지지자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심포지엄에서 나의 역할은 일본의 그리스도교 역사를 발표하는 것이었다. 특히 잠복 기리스탄을 가능하게 한 조직과 그 배경을 설명하는데 힘을 썼다. 그러자, 처음에 긴장된 분위기가 느껴지던 청중의 반응이, 점차로 동조적이고 호의적인 것으로 바뀌어 가는 것을 알아차렸다. 일반 역사학 분야에서는 한일공통의 역사인식은 불가능하다고 되어 있지만, 역사 해석상 유일하게 한일간에 생각이 같은 사실(史實)이 있다는 점을 새롭게 느끼게 되는 순간이었다. 그것은 순교순교자라는 키워드에 의해서 비롯된 것이다.

 

  기리스탄 시대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일본에서 순교자」의 존재는 널리 알려져 있다. 조선에서도 신앙이 전해지고 신자가 늘어난 18세기에서 19세기에 걸쳐 파리외방전교회 선교사와 함께 수 천명에 달하는 신자들이 「순교」했다. 한국 가톨릭신자들은 「순교자」에 대한 숭경(崇敬)을 대단히 강하게 갖고 있다. 또한 일본의 기리스탄 시대의 박해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고, 항상 「일본의 순교자」를 존경하고 큐슈 각지의 순교자 유적지를 순례하는 신자들이 많다고 들었다.

 

 올해 2019년은 일본통치에 반대한 「삼일독립운동 100주년으로, 일본 각지에서도 심포지엄이 개최되고 있다. 그 운동의 시작에는 많은 그리스도교 관계자가 있었는데, 그러한 사람들 마저도 일본의 「순교자」에 대해서 커다란 경의를 표했다는 것을, 나는 동경에서 개최된 어떤 학회에서 패널 토론자로 참가하여 알게 되었다. 하느님의 나라를 위해, 같은 신앙을 위해 목숨을 걸고 증인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것은 양국에 있어서 귀중한 재산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점에서 일치점을 찾아 낼 수 있다.

 

 이러한 한국 가톨릭신자들의 순교자에 대한 숭경의 뜻을 알고, 나는 일본인 그리스도 신자로서커다란 반성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가톨릭신자는 일본의 순교자를 마음의 동지로 생각한다. 그래서 이에 대해 많이 배우고 있다. 반면, 우리들 일본인 그리스도 신자들은 조선의 「순교」역사에 대해서 무엇을 배울려고 하고 있는가? 일본의 그리스도 신자들은 한국의 가톨릭신자들이 일본에 대해서 배우는 것과 같이, 한국 순교의 역사를 알아야 한다. 거기에는 「공통역사인식」과 같은 것을 굳이 목소리 높여 외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일치점」이 보일 것이라 확신한다.

 

 나는 일본 기리스탄 순교자와 똑같이, 서울과 수원에서 신앙을 위해 목숨을 받친 사람들을 마음으로 존경하고, 그 「증인」들의 기도를 들어주실 것을 마음 속 깊이 원한다.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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